[파이낸셜뉴스 / [2007.03.09] 
  
 
“이제 우리 벤처도 상장만을 목표로 삼는 것이 아니라 발전적인 인수합병(M&A)이 활성화 돼야 한다. 협회 차원에서도 건강한 인수합병 문화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

지난달 말 벤처기업협회를 책임지게 된 백종진 신임 회장은 7일 서울 구의동 한글과컴퓨터 사무실에서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벤처 활성화 방안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벤처 2세대로 대표되는 백 회장으로부터 한국의 벤처가 처한 상황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백 회장은 “벤처를 어떻게 알갱이를 키워서 씨알이 굵은 중견기업으로 키워내는가가 중요하지만 국내 벤처생태계는 어떤 분야가 유망하다면 너도나도 ‘묻지마 투자’를 해서 서로를 죽인다. 벤처생태계를 다시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벤처기업들도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 M&A와 같은 방법을 통해 서로 제휴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회장은 “벤처 창업 이후 살아남는 기업은 전체의 5%에 불과하고 특히 살아남은 기업 가운데 기업공개(IPO)까지 가는 기업은 10%에 불과하다. 즉 나머지 90%의 기업은 구조조정이나 M&A를 통해 살길을 도모해야 하는 형편”이라며 “건강한 M&A 요소가 제외돼 있는 우리 벤처 생태계를 타개하는 방법은 그걸 합치고 또 경쟁력 있는 쪽에 자금을 지원해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회사가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벤처에 대한 M&A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 벤처문화도 바뀌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그는 “벤처기업이 창업해 성장하는 단계별로 경영자의 역할은 다르다”며 “기업도 발전을 위해서는 상품처럼 팔 수 있다는 문화가 조성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달말 벤처기업협회 회원사의 M&A 지원을 위한 500억원 규모의 ‘M&A펀드’가 결성, 출범된다.

백 회장은 “연기금·산업은행 등 기관투자가가 400억원을, 협회 임원사가 100억원을 출자, M&A펀드를 만들어 회원사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 회장은 한국경제에 벤처가 새로운 경제주체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글로벌 벤처 육성책’ ‘한국벤처정책연구소 설립’ ‘CEO 전문 교육프로그램’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한편, 백 회장은 “친형인 프라임그룹 백종헌 회장이 ‘이왕 봉사한다고 나선 만큼 회사의 실적에 연연하지 말고 벤처 업계의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소신껏 일하라’는 격려가 큰 힘이 되고 있다”며 “서울 구의동 한글과컴퓨터와 구로디지털단지 협회를 격일로 출근하면서 앞으로 2년동안 벤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yoon@fnnews.com 윤정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