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라고 수선을 떠는 것이 위기다. 수선을 떨 시간에 냉철하게 무엇
을 잡아야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
5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한민족벤처네트워크(INK
E2000)’ 행사에서 이종문 미국 암벡스벤처그룹 회장(73)은 기조연설을 통
해 “한국 벤처 위기론은 ‘한국적인 냄비 현상’ ”이라며 이같이 지적했
다. 이회장은 “기업이나 국가경제가 어떻게 항상 순풍에 돛단 듯 잘 될 수
있느냐”며 “위기도 경제의 한 현상일 뿐 지금 말하는 위기는 위기도 아니
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보기술(IT) 산업의 현주소를 ‘0.9버전’에 불과하다고 낮
게 평가했다. 그는 최근 진승현 스캔들을 예로 들며 ‘탁자 밑에서 이뤄지
는 어두운 거래’ ‘프로의식이 부족한 기업가’ ‘문제점을 감추려고만 하
는 기업문화’ ‘부족한 전문인력’ 등이 이같은 사건을 초래했다고 지적했
다. 그는 “한국은 전문인력이 아주 없는 나라이고 그나마 있는 전문인력도
어떻게 올바르게 써야 할지 모르는 사회”라고 말했다.
이회장은 1982년 설립한 컴퓨터 그래픽카드 회사인 ‘다이아몬드컴퓨터
시스템’을 95년 미국 증시에 상장시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1세대 벤
처인이다.



김주현기자 (2000/12/05)